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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결단(決斷)의 무게, CEO는 결단하는 자리다.

By Op-Ed Contributor|Published:
[사설] 결단(決斷)의 무게, CEO는 결단하는 자리다.

기업이라는 유기체 안에서 개인은 끊임없이 진화한다. 신입사원이 조직의 질서와 호흡을 체득하는 것으로 출발한다면, 대리는 실무의 첨단에서 손발을 움직이고, 과·차장은 축적된 경험으로 조직의 빈틈을 메운다. 팀장의 궤도에 오르면 업무의 정밀한 배분과 갈등 조정을 통해 팀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리더십을 훈련받는다. 그리고 마침내 임원의 반열에 들어서면 부서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비로소 ‘결단(決斷)’이라는 고도의 전략적 근육을 단련하기 시작한다.

The Evolution of Corporate Hierarchy & Decision
  • 신입사원: 조직 체계와 회사의 전반적 메커니즘 체득
  • 대리: 본격적인 실무 실행 및 상위 직급 보좌 역량 구축
  • 과·차장: 경험의 축적으로 실무진의 미흡한 영역 보완
  • 팀장: 팀 단위 성과 극대화를 위한 업무 배분 및 갈등 조정
  • 임원: 부서 간 이해관계 조율, 추가 리스크 분석 및 1차 결단
  • CEO: 불확실성을 온몸으로 떠안고 회사의 명운을 가르는 최종 결단

이 긴 여정의 정점에 선 자리가 바로 CEO다. 그러나 냉정히 짚어야 할 사실이 있다. CEO는 배우고 훈련하는 학습의 자리가 아니라, 오직 결과로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종착지라는 점이다.

세상에 리스크가 없는 완벽한 사업 계획서나 결함 없는 계약서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비즈니스는 불완전한 인간이 설계하고, 첨예한 이해관계의 양보와 타협 속에서 성립되기 때문이다.

초지능 AI가 경영의 전면에 등장한 시대라 해도 이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AI는 양측 모두에게 각자의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최적해(Optimal Solution)를 제시할 뿐이다. 그러나 거래의 양 당사자가 각자의 AI가 내놓은 무결점의 조언만 고집한다면, 세상의 그 어떤 계약도 성사될 수 없다. 이론적 이상향과 냉혹한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타결을 이끌어내는 것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인간의 통찰과 결단이다.

경영의 최전선에서 마주하는 보고서들은 언제나 그럴듯한 기회와 치명적인 위험을 동시에 품고 있다. 리스크를 회피하는 것은 관리자의 몫일 수 있으나, 회사의 명운을 걸고 리스크를 기꺼이 짊어질(Risk-taking) 것인가, 아니면 멈춰 설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오직 CEO만의 고유 권한이다.

수많은 전략적 판단 중 열에 아홉은 쓰디쓴 시행착오로 귀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가 증명하듯, 불확실성의 안개를 뚫고 내린 단 한 번의 결정적인 베팅이 평범했던 기업을 글로벌 일류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한다.

CEO는 완벽한 환경이 갖춰지기를 기다리는 관찰자가 아니다. 불완전한 데이터 속에서도 직관과 통찰로 승부수를 던지고, 결함투성이인 현실 속에서 리스크를 통제하며 성장의 모멘텀을 베팅하는 결단, 그것이 바로 시대를 막론하고 CEO라는 직함이 지닌 가장 무겁고도 숭고한 소명이다.
Op-Ed Contribu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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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d Contributor

WONJONG SHIN Former CEO of BIOPLUSINTERNA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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